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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적립일기

[10주년 공연 후기] Special thanks to

글 : 케이 (언니네트워크 운영지기)





8월 23일 6시, 홍대 프리즘홀에서 언니네트워크 10주년 기념공연 ‘Special thanks to'가 열렸습니다.


당일 이른 시간부터 공연장으로 출동해 무대를 세팅하고, 리허설을 진행했던 총 4개의 공연팀 구성원들과, 공연 전날 늦은 시간까지 사무실에 남아 샹그리아와 자몽에이드를 정성스레 만들었던 언니네트워크 활동가들은 피로와 긴장보다 더 큰 설렘으로 관객들을 맞이했습니다.

센스만점 사무지기 몽의 선곡으로 관객들은 공연시작 전부터 음악에 맞춰 어깨춤을 들썩들썩, 콧노래를 흥얼흥얼했습니다. 이어 언니네트워크 행사 사진들로 만든 사진 슬라이드쇼와 오프닝 영상이 나오자 ‘내 얼굴’ 혹은 ‘반가운 얼굴’을 발견하고 여기저기서 즐거운 웃음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사진과 영상을 통해 언니네트워크의 역사와 현재를 만나는 시간은 관객들 사이에서 마법의 연대감을 만들어내는 것도 같았습니다. 관객석에 펼쳐두었던 의자는 어느덧 모두 주인을 찾았고, 이후에 입장한 관객들은 스탠딩으로 공간을 가득 가득 메우며 공연장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졌습니다.



첫 번째 무대를 장식해주신 ‘말없는 라디오’는 아름다운 음악과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관객석을 촉촉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언니네트워크 페미니즘 캠프를 계기로 결성된 ‘말없는 라디오’가 언니네트워크 10주년 기념공연에서 공연을 하다니, 마음 한 켠이 아련해지는 따스한 풍경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말없는 라디오’의 마지막 곡은 언니네트워크 회원소모임인 비혼여성코러스 ‘아는 언니들’과의 합동무대로 이루어졌습니다. ‘말없는 라디오’와 ‘아는 언니들’이 “가장 예쁜 옷을 입고, 가장 씩씩한 걸음으로 무지개가 보이는 저 곳, 손잡은 저 틈으로 함께 가자”는 아름다운 가사를 함께 부를 때 관객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습니다. (제가 무대에서 모두 지켜보았습니다. 진짜에요!) ‘아는 언니들’은 “언니들 있음에 감사해요. 페미니즘 없으면 어쩌죠~”를 아름다운 화음으로 빚어내며 관객석을 감동의 눈물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입니다.



‘아는 언니들’의 ‘Born this way’ 합창이 끝나자마자 세 번째 차례인 ‘큐캔디’가 같은 곡의 춤 공연으로 바톤을 이어갔습니다. 이 바닥 아이돌 ‘큐캔디’의 아찔한 춤사위(라고밖에 쓸 수 없는 비루한 나의 표현력ㅠㅠ)에 영혼이라도 팔고 싶었습니다. ‘큐캔디’ 공연 1부가 끝나자 언니네트워크 전/현 활동가, 회원들의 인터뷰를 담은 ‘Special thanks to’ 영상이 이어졌습니다. 언니네트워크를 ‘삶의 중요한 한 축’으로, ‘페미니스트 네트워킹의 장’으로, ‘빛과 소금’으로, 그리고 ‘종교(!)’로 의미화하는 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언니네트워크의 ‘현재’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네 번째 무대는 2014 퀴어퍼레이드 L트럭 ‘Bad Romance’의 주인공들의 순서! 혐오세력의 공세로 장장 5시간 동안 트럭 위에서 몸을 불살랐던 그녀들이 다시 무대에 섰습니다. ‘좋아요’ 백만 개 누르고 싶은 멋진 공연이 끝나고 재능경매 이벤트가 이어졌습니다. 강치님의 사회로 ‘도예가 엘언니의 사랑과 영혼 도예강습’, ‘재산 없이 빚만 있어도 받을 수 있는 세무컨설팅’, ‘뭐든 연주해드립니다 악기강습’ 등의 재능경매가 성황리에 이루어졌습니다. 그 밖에도 심리치유전문기업 마인드프리즘의 <내마음보고서>, 살림의료협동조합 운동센터 건강다짐의 <운동처방권>, 여성퀴어댄스팀 큐캔디의 <댄스강좌 수강권> 등 핫한 경매 상품들이 주인을 만났습니다. 기꺼이 재능을 나누어주신 언니들, 경매 상품을 후원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뒤이어 ‘큐캔디’의 2부 공연이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습니다. 아아, 그들은 멋지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멋졌습니다. 마지막 공연에 이은 약간의 댄스타임을 끝으로 10주년 기념공연은 막을 내렸습니다. 회원들, 활동가들, 공연자들이 모두 함께한 뒷풀이는 끝나버린 공연을 아쉬워하기라도 하듯 밤이 깊도록 길고 길게 이어졌습니다.

언니네트워크 10주년 기념공연 ‘Special thanks to’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와 애정의 인사를 전합니다. 당신이 바로 언니네트워크의 ‘스페셜 땡스 투’에요! 고맙습니다 언니들! :-)




* 공식 사진 촬영을 해주신 어떤사진관과 손님으로 오셔서 촬영한 사진을 제공해주신 김민수님, 감사합니다 ^^

* 공연 편집 영상과 10주년 기념 인터뷰 영상을 곧 유튜브에 업로드할 예정이오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