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7일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 제15회 퀴어문화축제 - 퀴어퍼레이드! 후기입니다. 매 년 핫한 퍼포먼스와 열기로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언니네트워크 퀴어트럭! 올해는 'Bad Romance'라는 컨셉으로 더욱 멋지고 뜨거운
무대로 참가자들의 몸과 마음을 설레게 했답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촉구 서명과 함께 진행된 언니네트워크 부스에서는, 비밀엽서 프로젝트와 무지개프린팅을 함께 하였는데요. 많은 참가자들이 그동안 다른
이들에게 할 수 없었던 커밍아웃이나 사연들을 비밀엽서에 빼곡히 적여주셨답니다. 그리고 퀴어의 상징 무지개 프린팅으로 퍼레이드의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고...
수많은
참가자들이 1년의 단 하루, 열린 공간에서 퀴어 정체성과 의미를 즐기고 되새기는 동안... 한편에서는 극악한 보수기독교계 동성애 혐오세력들이
축제를 방해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난동을 피웠지요.
혐오세력의 의도적인 방해에도 불구하고, 개막무대에서는
언니네트워크 회원소모임 아는언니들이 멋진 사랑과 열정을 노래했어요. 무대 앞에 일렬로 서서
동성애는 죄악이고 회개하라는 혐오세력들에게, 우리는 평화와 사랑을 몸소 보여주었답니다.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본 디스 웨이', '시즌스 오브 러브'... 경찰과 혐오세력이 뒤섞인 곳에서 아는언니들이 부른 노래는 참가자들에게
뭐라 표현하기 힘든 묘한 감정과 공감을 불러 일으켰어요. 다시 생각해도 왠지 울컥하네요 ;_ ;
뜨거운
햇빛이 다소 누그러질 무렵, 대망의 트럭 퍼레이드가 시작되었어요. 언니들이 언니네트워크 트럭 뒤에 자리를 잡고, 트럭녀들에게 환호를 보내며
출발하던 바로 그 순간, 혐오세력은 다시 우리의 발목을 붙잡았어요. 성소수자에 대한 잘못된 관념에 사로잡힌 혐오세력은 행렬 앞을 가로막고
연좌하기 시작했지요. 장장 4시간 동안... 그들의 폭력은 그칠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제자리에서도 우리의 열정과 끼와 사랑을 마음껏 표출하였어요. 트럭녀 소원, 나기님의 현란한 퍼포먼스로 언니들은 너무 열광하여 거의
실신하다시피 했지요... 우훗. 올해 트럭의 컨셉은 드라마 '밀회'를 본 따 '특급칭차',
'연상연하'였어요. 이름하여 'Bad Romance'!!! 정말 충분히 Bad한
트럭녀들의 매력으로 그녀들을 바라보던 언니들은 정신줄을 놓을 지경이었답니다.
너무
오랫동안 화려한 몸사위를 보여주느라 지친 트럭녀들에게 많은 분들이 음료와 간식거리를 트럭으로 올려다 주시고(너무 감사했어요 ^^;), 그녀들의
재충전을 위해, 작년 트럭녀인 이난, 민님이 바통을 이어받아 다시 한 번 언니들을 즐겁게 해주었지요. 정말 지칠 줄 모르는 언니들이예요.
^^
날이
저물고도 한참이 지난 밤 10시가 되어서야 퍼레이드는 경로를 바꿔 행진할 수 있었어요. 신촌 굴다리를 지나며 모두가 '콜 미 메이비'를 합창하듯
외쳤고, (저는 굴다리를 지날 때 눈물이 났답니다 ㅠㅠ) '썸씽', '기브 잇 투 미', '라 송',
'까탈레나' 등등, 어두운 밤 거리 조명을 받은 트럭과 트럭녀들은 더욱 빛이 났고, 오랜 기다림과 방해 끝에 진행된 퍼레이드라
참가자들 모두 최고로 신나게, 즐겁게, 힘차게 트럭 무대를 즐겼어요.
혐오세력의
의도적인 방해에도 불구하고 퀴어퍼레이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는 것에서의 안도감과,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폭력을 자행하고 용인한 사회에 대한
분노가 동시에 들면서, 정말로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생각과 감정들이 뒤섞인 하루가 아니었나 싶어요.
그럼에도
우리는 퀴어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지지하고 연대한 그 날이 여전히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믿습니다. 내년 퀴어퍼레이드와 언니네트워크
트럭이 벌써 기대되네요. ^^
'[뉴스] 언니네트워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토크쇼 - 비혼 여성·1인 가구를 위한 가이드북 'Plan B' (0) | 2014.10.07 |
---|---|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액션 (0) | 2014.05.14 |
[세미나] 5·6월의 책읽기 (0) | 2014.05.14 |
[청원] 국립국어원이 '사랑'을 이성애로 한정한 차별적인 뜻풀이 재개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합니다! (0) | 2014.04.24 |
별빛달빛 뜀박질 후기! hop, hop~ (0) | 2011.10.14 |